경상북도 대구시부터 대구직할시, 그리고 대구광역시에 이르기까지... 대구시가 공개한 1973년부터 촬영한 항공사진으로 대구의 크고작은 변화를 살펴본다.
< 범어 네거리 >
범어네거리는 원래 범어 '삼'거리 1979년 경상북도 대구 동구 범어 '로타리' 1980년 범어못 자리에 분구한 수성구 청사 들어서
1974 삼거리
1970년대 항공사진을 보면 동대구로(두산오거리↔동대구역)는 현재의 황금동과는 단절된 '범어 삼거리'였음을 알 수 있다. 당시 도로는 수성네거리에서 만촌네거리로 이어져 있다가 재정비 계획에 따라 동대구로가 개설이 되며 교차점이 생겼다. 대구 법원과 검찰청은 1973년 말, 범어 2동 현 청사로 이전을 막 마쳐 1974년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84 로터리
1989년 범어네거리가 완성됐지만 대구 시민들은 '범어로터리'로 불렀다. 1986년 이후 '반월당로터리' 등 지역 대부분의 로터리들이 네거리로 명칭이 변경됐으나, 범어로터리는 해당사항이 없어 비교적 오래 그 이름이 남았다. 1980년대 범어천로는 당시 옛 범어천 모습을 아직까지 그대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1998년 복개도로 공사가 마무리되어 지도에만 남아있다.
2020 네거리
2020년대 범어네거리 항공사진의 특징은 단연 '두산위브더제니스'다. 이 부지는 약 400년간 능성 구씨 집성촌이었으나 재정비계획이 진행됨에 따라 대구 곳곳으로 이주했다. 2009년 12월 위브더제니스가 준공되며 범어네거리의 랜드마크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으며, 삼성화재 빌딩, 롯데캐슬 아파트, 화성파크리젠시 등 수많은 건물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 수성못 · 두산오거리 >
두산동 일대 논 · 밭 많은 '농촌' 두산오거리, 1984년 최초 두산 '네거리'로 개설 1980년대 후반 '들안길 먹거리 타운' 조성
1974 논 · 밭
1970년대까지만 해도 수성못 일대는 논과 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택가도 거의 없다. 오늘날의 상동네거리~들안길 삼거리~두산오거리~지산·범물동은 단절되어 있다. 들안길 삼거리는 현재의 들안로 길 끝만 보이는 그야말로 옛 시골길 모습이다.
1990 개발
1975년 들안길 삼거리가 비포장 도로로 개설되고 난 후 수성못 기본계획(1982년)에 따라 1984년 최초 두산'네거리'가 만들어지며 오늘날과 비슷한 도로가 나타났다. 포장마차촌이 형성되어 있던 수성못 일대는 매일같이 불야성을 이루었지만 1991년 일제히 철거되기도 했다.
2020 번화가
2000년대 들어서며 수성못 일대 논과 밭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대신 주택단지와 먹거리 타운이 조성되어 차츰 번화가의 모습으로 거듭났다. 또한 '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되기도 했다. 논과 밭에서 휴양지, 데이트 코스 등 지역 대표 관광지로 변신이 완성된 것이다.
< 대봉교 >
6·25 전쟁 피난민 두부 만들던 '판자촌' 1980~90년대 '신천대로 · 동로' 증설 신천 따라 강변뷰 아파트 단지 늘어서
1974 판자촌
강변을 따라 빼곡하게 들어선 낮은 주택과 뚝방길로 형성된 신천대로와 동로가 보인다. 지금의 대백프라자점 자리는 6·25 피난민들이 두부를 팔던 일명 '두부촌'이고, 길건너 이천2동은 이재민촌이었다고 한다. 사진 속 10시 방향에는 경북고등학교, 3시 방향에는 대륜중·고등학교가 보인다.
1990 신천대로
1993년 개점한 대백프라자점이 아직 공사중이며, 1986년에 준공한 신천대로가 그 앞까지만 이어져 현재와는 다른 '삼거리' 였음을 알 수 있다. 이 후 1993년 대봉교~희망교 신천대로가 증설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신천동로는 1980년대까지 '뚝방길' 형태로 있었지만 1998년 확장되었다.
2020 강변도시
2000년대 들어 신세계타운 아파트를 시작으로 강변타운, 수성롯데캐슬 등 다수의 아파트가 들어섰고 2015년에는 도시철도 3호선이 통과한다. 대봉교의 여름은 수영장이,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이 개장된다. 또 산책로와 놀이터, 공원 등이 조성돼 있어 대구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휴양 장소 중 한 곳이다.
< 두류공원 >
감샘못 · 성당지 · 금봉산 · 두리산· 장등산 평지가 된 땅은 1천300만 명이 찾는 공원으로
1974 산과 못
1974년 두류공원은 논과 밭, 산과 못으로 이루어진 동네였다. 성당지는 금봉산 · 두리산· 장등산 등 둘러싸인 야산에서 물이 유입돼 형성됐다. 성당지 왼편은 달성군 월배읍의 너른 벌판이, 좌측 상단에는 감샘못이 있었는데, 문헌에 따르면 성당지보다 컸다고 한다.
1994 개발
감샘못이 있던 자리는 달성고등학교가, 그 우측에는 내당로터리(현 두류네거리)가 생겼다. 산과 산 사이를 깎아 동네를 잇는 차로가 생기고, 성당지는 메워져 그 위용이 축소됐다. 축구장과 야구장이 생겼으며 1992년 개관한 우방타워(현 83타워) 한켠에서는 우방타워랜드(현 이랜드)가 준공을 기다리고 있다.
2020 대표공원
2000년 코오롱야외음악당이 개장하며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두류공원의 주변 시설이 모두 자리잡고 있다. 2010년 이후 큰 변화는 없지만 1974년의 사진과 비교해보면 '강산이 변했다'는 말을 체감할 수 있다. 감샘못은 사라졌고 성당못은 반토막, 금봉산 · 두리산· 장등산은 분절되고 깍여 공원이 됐다.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은 크고 작은 변화가 끊임없이 일어난다.
시간이 흐르면서 허허벌판이던 곳이 조금씩 개발돼 단독주택 밀집지가 되기도 하고 어느새 주택이 허물어지면서 아파트 단지로 바뀌기도 한다.
아이러니한 건, 정작 거기에 모여사는 사람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그 '변화'를 알아챈다는 것이다.
우리의 생활 터전인 대구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경상북도 대구시부터 대구직할시 그리고 대구광역시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커다란 변화가 이뤄졌다.
옛 것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나아가 미래의 변화까지 점칠 수 있기 위한 '레트로'는 그래서 의미가 크다
하늘에서 본 대구 50년
취재 : 유현제 기자 | hjyu@idaegu.com, 박준혁 기자 | parkjh@idaegu.com 편집 : 강동원 kdw1116@idaegu.com